안드로이드 무료 VPN 앱 리뷰
위험성은 알고 사용하자
주로 개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소규모 VPN 서비스들의 신뢰성은 바닥권이고, 차라리 이용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이제 웬만한 사이트는 HTTPS 암호화 통신을 지원하고, 이 경우 공공 와이파이 등 안전하지 않은 네트워크에서도 보호되기 때문에 필요성도 크지 않다.그러나 여전히 VPN 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접속이 차단된 사이트에 우회적으로 접속하거나, 지역 제한으로 볼 수 없는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잠깐씩 사용하려고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그래서 그나마 쓸 만한 것이 있을까 찾아봤다.
VPN 앱과 서버는 모든 통신이 거쳐가기 때문에 보안상 중요하다. 앱은 악성 행위를 하게 되면 보안 앱에 차단될 수 있다. 그러나 서버에서 개인의 인터넷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제3자에게 전송한다면, 개인 사용자로서는 알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
따라서 무료 VPN 앱을 쓸 때는 보안상 중요하지 않은 연결에만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VPN 연결을 해제해야 한다. 백그라운드에서도 통신은 계속되기 때문에 VPN을 통과하는 통신을 완전히 제어할 수는 없지만, 구글 데이터 동기화나 업데이트 같은 것은 암호화된 통신을 하기 때문에 안전할 것이다.
VPN 앱을 설치하고 처음 실행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경고를 보인다.
VPN 연결이 시작될 때도 경고가 나온다.
이제 실제로 Google Play 스토어에서 VPN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상위 앱 몇 개를 살펴본다.
Turbo VPN은 전에 Top10VPN.com이라는 전문 사이트의 보고서에서 혹평을 받았다. 서버에서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중국에 전송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이 문제는 검증하기 힘들고,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중소 규모 서비스는 거의 없다. 여기서는 잠재적 위험성을 감수하고 제한적으로 사용할 앱을 찾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냥 넘어가자.
요구 권한을 보니 최소한의 것만 요청하고 있었다. 괜찮을 것 같아 다운로드해서 실행해 봤다.
독일에 있는 서버에 연결했다. MSN 사이트에 접속하니 독일 뉴스가 나온다. 웹 서핑과 유튜브 감상에는 충분한 속도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제한된 용도로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Best Free VPN도 최소한의 권한만을 요청한다. 설치하면 Ultimate VPN라는 아이콘이 생긴다.
개인정보 보호방침을 눌렀더니 이런 게 나온다. 도메인이 만료됐나 보다. 사실 근사한 이용 약관은 기대도 안했다. 있으면 뭐하랴. 지키는지 안지키는지 알 수도 없는데. 앱 자체는 괜찮아 보여 설치해 봤다.
처음부터 지뢰밭이다. 표시된 부분을 클릭해야 무료 버전으로 쓸 수 있다. 다른 것을 누르면 10일 시험판으로 되는데, 이 기간 안에 취소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체험판, 평가판, 시험판 등 이와 비슷한 명칭을 쓰는 다른 앱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앱들의 리뷰를 보면, 결제 취소해달라는 글이 엄청 많다.
캐나다 서버에 연결된 모습이다. 이 앱은 풀스크린으로 동작한다. 알림 바와 터치 버튼이 보이지 않는다. 이때는 화면 아래쪽을 쓸어 올리면 버튼이 나온다. 안드로이드 8 이상 사용자라면 이런 방식에 익숙하겠지만, 그 이하 버전 사용자에게는 잠시 당황스러울 수 있다.
이것 역시 웹 서핑과 유튜브 감상에 문제 없는 속도를 보여줬다. 사용 편리성에서 Turbo VPN만은 못하지만, 쓸만하다고 생각한다.
천둥 VPN 혹은 Thunder VPN도 인기가 꽤 많았다. 그러나 불필요한 권한이 있다.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른 앱 종료'는 악성코드가 보안 앱을 끄는 데 악용할 수 있다. 보안 앱을 '기기 관리자'로 설정하면 다른 앱에 의해 강제 종료되거나 삭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기본으로 설정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냥 위험에 방치된 경우가 제법 있을 것이다.
SuperVPN은 다운로드 수가 아주 많고 평점도 좋은 인기 앱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과도한 권한을 요구한다. 사진이나 문서 같은 개인 파일에도 접근할 수 있는데, 이 권한을 요구하는 앱이 많긴 하지만, VPN에는 전혀 해당이 없는 것이다.
OpenVPN은 OpenVPN.net의 공식 앱이다. 나름 이름 있는 조직이다. 앱 권한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러나 개인 파일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하고 있다. 모범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Hotspot Shield는 한때 IT 전문 매체에서 많이 추천되고 평판도 좋은 앱이었다. 권한 사항은, 불필요한 게 하나 눈에 띄긴 하지만, 무난하다.
Snap VPN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많은 권한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앱 위에 그리기'를 요구하고 있다.
'다른 앱 위에 그리기'는 아주 조심해야 할 권한 중 하나다. 다른 앱의 표시 내용을 덮어 써서, 다른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 악성코드가 은행 앱 등의 중요 정보를 입력하는 화면을 가로채는 데 많이 악용한다.
보안 앱이나 화면 캡처 앱 등 그 기능상 '다른 앱 위에 그리기' 권한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VPN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Melon VPN도 불필요한 권한을 많이 요구한다. 저의가 의심스럽다.
Yoga VPN은 불필요한 권한을 많이 요구하는 것에 더해, 다소 위험한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시스템 설정 수정'까지 요구하는 VPN 앱은 드물다.
Hola VPN은 일반적인 VPN과는 달리 P2P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독특한 앱으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악명 높은 앱이다. 그런데도 사용자 평점은 아주 높다.
권한만 봐도 문제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불필요한 것을 잔뜩 요구하는 것은 물론, 위험한 '다른 앱 위에 그리기'까지 요구하고 있다.
VPN proxy도 권한 요구 사항이 너무 많다. '사진/영상/파일'은 개인 파일 유출에 악용될 수 있다. '다른 앱 종료'는 보안 앱을 종료시키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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