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4K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MS WDA 3) 리뷰

미라캐스트 vs 크롬캐스트

노트북 PC나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장치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은 아무래도 답답하다. 그래서 PC용 모니터나 TV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생기는데, 이때 연결 방법으로는 유선 HDMI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이고 화질도 가장 좋다.

그러나 유선 HDMI 연결은 케이블이 걸리적거리는 불편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무선 연결도 많이 이용한다. 무선 디스플레이 장치는 크게 미라캐스트(Miracast)와 크롬캐스트(Chromecast)가 있다.

Windows 10 PC에서는 미라캐스트가 좋다. 운영체제 차원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유선으로 다중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는 것과 똑같다. 아래 그림처럼 한 화면에는 인터넷, 다른 화면에는 동영상을 띄울 수 있다.


Windows 10의 다중 디스플레이 프로젝트 모드는 Windows 키 + P를 눌러서 열 수 있다. 복제는 흔히 미러링(mirroring)이라고 하는데, 두 화면에 같은 내용을 표시한다. 확장은 서로 다른 화면을 띄울 수 있다. '두 번째 화면만'은 주 디스플레이는 끄고 외부 모니터만 사용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크롬캐스트가 좋다. 온라인 동영상을 스트리밍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작업을 크롬캐스트 장치가 스스로 처리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다. 이를 미라캐스트로 하면 스마트폰이 직접 영상 재생을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많고, 화면도 계속 켜져있어야 한다.

반면 크롬캐스트는 Windows PC에서는 용도가 제한적이다. 크롬캐스트는 사진, 동영상 같은 미디어를 외부 모니터로 전송해 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모든 윈도우 앱에서 이를 지원하지도 않는다.

동영상 감상에 충분

시중에 미라캐스트 장치는 여럿 나와 있다. 그러나 상품평을 보면 잦은 끊김 때문에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MS WDA 3는 다소 비싼 감은 있지만, 써 보니 제 값을 한다.

MS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 3세대(MS WDA 3)의 정식 명칭은 마이크로소프트 4K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Microsoft 4K Wireless Display Adapter)로, 미라캐스트(Miracast) 장치다. 이름처럼 4K UHD 해상도를 지원한다.

내용물은 달랑 본체 하나다. USB 연장 케이블 정도는 들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짧은 쪽을 TV나 모니터의 HDMI 단자에, 긴 쪽을 USB 단자에 연결하면 끝이다. 그리고 Windows 키 + K를 눌러 해당 장치를 선택하면 된다.

USB 단자는 전원을 공급하는 것인데, TV에 있는 USB 단자에 연결해도 되지만, 스마트폰 충전기 같은 전용 전원에 연결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매뉴얼에 나와 있다.

나는 영화 감상이 주 용도였기에 동영상 재생 테스트부터 했다.
MS WDA 3는 4K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내 모니터가 Full HD인 관계로 1080P 영상 파일로 테스트했다.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의 공성전 장면이다.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 액션 장면에서도 버벅거림 없이 부드러운 영상을 보여줬다.
화질과 색감이 떨어지고 중간중간 뭉그러지는 것은, 모니터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찍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실제로는 유선 HDMI와 거의 비슷한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또한 저가 미라캐스트 장치들은 동영상을 30~40분 연속 재생하면 과열돼 다운된다. 이때는 5~10분 정도 껐다가 켜야 한다. 그러나 MS WDA 3는 5~6시간 연속 재생에도 한 번의 끊김도 없었다. 발열은 따끈한 정도로, 공유기와 비슷하다.

지연 현상 없다

오디오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했다. 미라캐스트는 비디오와 오디오 신호를 동시에 전송하지만, 내 모니터에는 스피커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다른 미라캐스트 장치 리뷰들을 보면, 노트북 PC와 무선 디스플레이 사이에 시간 지연이 있다는 얘기가 많다. 마우스 움직임에 늦게 반응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연 현상은 동영상 재생에는 치명적인 문제다. 모니터에 내장 스피커가 없거나 더 나은 음질을 위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한다고 하자. PC의 재생과 무선 디스플레이의 화면 표시에 지연이 생기면, 영상과 음성 싱크가 맞지 않게 된다.

또 하나, 무선 기기 사이에는 간섭이 있기 마련이다. 무선 디스플레이, 블루투스 마우스, 블루투스 스피커를 동시에 사용해도 문제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결과는 위 테스트에서 보는 대로, 아무런 지연이나 충돌이 없었다. 동영상 재생이 아닌 일반 작업에서도, 유선 연결 시와 똑같은 느낌으로 사용 가능했다. 

인터넷 동시 사용

미라캐스트는 기본적으로 Wi-Fi direct로 연결된다. 공유기나 인터넷 연결 필요 없이, 노트북 PC의 와이파이 모듈과 미라캐스트 장치가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미라캐스트를 사용 중일 때는 인터넷 사용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진정한 와이파이 다이렉트 연결 시에는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실제로 무선 프린터를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연결한 경우에는 인터넷이 끊긴다.

그러나 미라캐스트는 진정한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아니다. 가상의 와이파이 다이렉트 어댑터를 이용한다. 아래 그림처럼 장치관리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지도 않는다. 정밀 측정을 하면 모르겠지만, 체감적으로는 그렇다.



Miracast over infrastructure

이처럼 미라캐스트는 공유기가 필요 없는 직접 연결 방식이지만, 기존 인터넷 연결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를 Miracast over infrastructure라고 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이 방식이 성능과 안정성에서 더 좋다고 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 앱을 다운로드해서, 사용 중인 와이파이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와이파이에 연결하는 것과 같다.

MS WDA 3는 5GHz 대역폭의 와이파이만 지원한다. 즉 공유기와 PC 모두 Wi-Fi 5(802.11ac) 이상이어야 Miracast over Infrastructure로 설정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경우에 따라 이 두 가지 방식의 우열이 다를 것 같다. 공유기와 MS WDA 3가 같은 방에 있다면 Miracast over infrastructure가 나을 수 있겠다. 별도의 무선 신호 없이 하나로 작동하기 때문에 간섭이 적을 것이다.

그러나 공유기가 다른 방에 있어서 거리가 더 멀거나, 와이파이 자체가 불안정한 경우라면 직접 연결이 더 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먼저 직접 연결로 사용해 보고, 화질이 안좋거나 끊김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가서 Miracast over infrastructure로 설정하면 될 것이다. 직접 연결 방식은 아무런 설정과 앱이 필요 없어서 간편하다. 내 경우에는 성능 차이도 없었다.

보안 설정

MS WDA 3 앱을 설치하면 두 가지 보안 설정을 할 수 있다. PIN과 설정 암호다. PIN은 MS WDA 3에 최초 연결할 때 필요하게 할 수 있다. 설정 암호는 WDA 3의 설정을 보거나 변경할 때 암호를 요구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보안 설정은 MS WDA 3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했느냐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다.


직접 연결 방식일 때의 MS WDA 3는 고립된 단순 표시 장치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무단으로 연결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껏해야 이웃집의 변태가 내 모니터에 야구 동영상을 재생시키는 정도랄까. 따라서 설정 없이 그냥 사용해도 되고, 철저한 사람이라면 PIN만 설정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Miracast over infrastructure 방식으로 사용 중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MS WDA 3는 집 와이파이의 구성원이 되고, 와이파이 암호를 저장하고 있다. 따라서 MS WDA 3에 무단으로 접속하면 와이파이 암호를 알아낼 수 있고, 내부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이 때는 PIN과 설정 암호 2가지 모두를 사용해 철통 방어해야 한다.

HDCP 지원

넷플릭스, 왓챠 같이 콘텐츠 보호 기술을 사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디스플레이 장치가 HDCP를 지원해야 한다. 여기서 디스플레이 장치는 모니터나 TV를 말한다. HDMI 단자가 있는 모니터나 TV라면 대부분 지원할 것이다.

아까 그림을 보면 보안 탭에 'HDCP 사용'이라는 항목이 있고, 기본값은 off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기본으로 꺼져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나 왓챠를 보려면 수동으로 on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이 옵션은 모니터나 TV가 HDCP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에, MS WDA 3에서 대신 지원하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는 넷플릭스는 가입을 안해서 테스트를 못했다. 왓챠는 이 옵션 설정 없이도 잘 나온다. 

이와는 별개의 문젠데, 왓챠를 엣지 브라우저에서 외부 모니터로 재생하면 '알 수 없는 에러' 메시지가 나오며 재생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같은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된다.

모니터의 HDMI 소리가 작다면

모니터에 HDMI 단자는 있지만 내장 스피커는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니터는 HDMI 오디오 신호를 이어폰 같은 외부 장치로 전달하는 단자를 제공한다. 

나는 이 단자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스테레오 케이블로 연결해서 사용해 봤다. 그런데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았다. 알고 보니 모니터 설정 메뉴에 볼륨 항목이 있는데, 기본값이 30으로 돼 있었다. 이를 60으로 설정하니 적당했다. 내 모니터는 2009년에 산 LG 24인치 모니터인데, 이런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무선 디스플레이 툴 바

미라캐스트에 연결되면 화면 위 쪽에 아래 그림과 같은 툴 바가 나타난다. 


이것은 Windows 10의 자체 기능으로, 어떤 미라캐스트 장치를 사용해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것이 화면에 계속 보이는 게 싫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레지스트리를 조작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은 있지만, 이런 짓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아쉬운 대로 표시된 부분의 압정 버튼을 해제하면 화면에서 사라지고, 마우스 커서를 화면 위쪽에 가져가면 다시 나타난다. 즉 플로팅(자동 숨김)으로 할 수 있다.

미라캐스트 끊김 해결책

MS WDA 3가 내 첫 미라캐스트 제품은 아니다. 아래 그림에 있는 저가형 제품을 먼저 샀는데 완전 실패였다. 공유기나 무선 랜카드 등 네트워크 제품 중에는 저가임에도 좋은 것들이 많다. 그래서 미라캐스트 동글도 저가형을 사도 문제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제품에서 둥근 부분이 본체이고, 안테나는 오른쪽 중간에 뽑아놓은 부분이다. 안테나를 외장으로 해서 최적의 위치에 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실제는 너무 자주 끊겨서 도저히 쓸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불량품으로 생각해서 교환도 받았지만 마찬가지였다.

PC와 미라캐스트 장치를 가까이 두기, 와이파이 드라이버와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기, 네트워크 설정을 초기화 하기, 와이파이 고급 설정 조정 등이 일반적으로 해 볼 수 있는 해결책이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

내 생각에는 미라캐스트의 끊김, 화질 나쁨, 지연 등 문제 해결책으로는 가까이 두기가 유일하다. PC와 미라캐스트 장치를 가능한 가까이 두고, 둘 사이에 스피커 등 다른 무선 장치를 두지 않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그래도 안되면 그냥 물건이 나쁜 것이다.

저가형 미라캐스트 장치에 대한 구매 후기를 많이 읽어 봤다. 윈도우 PC에 사용은 힘들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폰 미러링에는 쓸 만하다는 분들은 제법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미라캐스트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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