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잊혀질 권리

한번 쓴 글은 영원불변으로 인터넷에 존재

블록체인은 특성상 이전의 데이터 블록을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가상화폐 거래는 취소될 수 없다. 이 얘기는 이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다. 별 문제 없어 보인다. 아직 블록체인이 실제로 활발하게 사용되는 분야는 가상화폐 뿐이니까. 그리고 금융 거래는 익명성만 보장되면 내용 자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니까.

그러나 블록체인을 다방면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니까 곧 다른 서비스들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글(참고 자료 1)을 보고 나서, 블록체인에 그렇게 열광만 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줄 요약하자면,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잊혀질 권리가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잊혀질 권리란 자신이 행한 혹은 자신에 관한 데이터가 일정 시간 후에는 인터넷 상에서 사라짐을 보장받을 권리다. 오래 전 어린 시절에 쓴 글 때문에 성인이 돼서도 불이익을 받는 것과 같은 사례가 문제되어 생겨난 개념이다. EU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법제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물론 우리 나라도.

그런데 블록체인에서는 이전의 데이터 블록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으므로, 어떤 글이 블록체인에 저장됐다고 하면 그것은 영원불변하게 인터넷 상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서비스 회사가 문제의 글을 사용자에게 안보이게 하거나 최신 버전만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글 자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블로그 비슷한 사이트가 있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팀잇의 근간이 된 블록체인 때문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인이 쓴 글이라 할지라도 ‘영원히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스팀잇은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며 FAQ를 통해 블록체인의 특성상 모든 글과 댓글의 수정 기록을 가지고 있기에 절대로 지울 수 없다고만 이야기한다. (참고 자료 1)

무서운 이야기다.


참고 자료
  1. 요즘 뜨는 스팀잇이라는 이상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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